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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권과의 인연



∴ 김 현 수

현 경상대 물리교육학교수
방장 태극회 회원



  나는 오래 전부터 중국의 역사와 문화, 무술 등에 대한 막연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 중국 무술을 처음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중국의 액션스타였던 왕우가 주연한 “심야의 결투”라는 무협영화 덕분인 것 같다. 이 영화는 대단한 인기를 끌었는데, 입장권을 사려고 극장 밖에 늘어선 사람들의 줄이 끝없이 꼬불꼬불했으며 주인공이 악인들을 쳐부수기 위해 백마를 타고 백의를 휘날리며 달려오는 극적인 장면에서는 온 극장 안이 기립 박수로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이 영화에서 화려한 중국 검술에 매료되어 한동안 중국 검술을 배우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다가 각종 무협소설을 읽으면서 중국의 여러 명소와 사회적 관습이나 중국인의 기질 등을 단편적이나마 알게 되었다. 단순한 선과 악의 대결인 “심야의 결투”와는 달리 무협소설의 요소인 의리와 배신, 사랑, 거듭되는 반전, 기상천외의 기관장치 등을 고루 보여주는 영화인 “유성호접검”도 좋은 자극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중국 권법의 위력을 눈으로 확인시켜준 영화는 이소룡이 주연한 당산대형 등의 영화이었다. 물론 이연걸이 주연한 영화 “소림사”도 중국 무술의 소개에는 아주 좋은 영화였지만 시간적으로 나중의 일이었다. 그러나 중국 무술을 배울 기회는 현실로 와 닿지 못하고 눈에 보이거나 배울 수 있는 것은 검도와 태권도, 유도 같은 무술 뿐 이었는데 영화를 통해 기대치를 너무 높여서 그런지 비교적 단순한 동작에 대한 실망감과 운동을 배우는 분위기에 적응을 못해서 다소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많은 세월이 흐른 뒤, 1998년 이른 여름에 경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처음으로 개설한 태극권 강좌를 보고 옛 호기심이 발동해 등록한 것이 계기가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태극권을 십년 정도만 먼저 알았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늦게 만난 것도 인연이라 생각하고 인연 닿는데 까지 열심히 배울 생각이다.

  아직 태극권의 초보자로서 이를 논할 입장은 아니며 또한 충분한 연구도 없이 태극권과 나의 전공인 물리학을 접목시키는 것이 무리가 될 줄 알면서도 용기를 내어 두서 없이 태극권을 조금이나마 물리적으로 해석해 보고자 한다.

  태극권의 동작은 느리다. 에너지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동작이 빠른 운동에 비해 태극권의 수련은 체력 소모가 적으면서도 운동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수련 후에도 지치기보다는 상쾌한 느낌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

  어떤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할 때 길이가 가장 짧은 경로는 직선이다. 그러나 최소의 시간이 걸리는 경로는 직선이 아닐 수 있다. 예를 들면 지구의 중력장 하에서 최소의 시간이 걸리는 경로는 싸이클로이드(원이 굴러갈 때 원주 상의 한 점이 이동하는 경로)라는 곡선이다. 그러므로 상대를 가장 빨리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은 직선보다는 주어진 여건에 따르는 곡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일한 의미에서 본다면 람작미의 마지막 동작은 싸이클로이드 곡선과 흡사하므로 상대를 가장 빨리 공격할 수 있는 경로일 것이다.

  유(柔)가 강(剛)을 제압한다는 원리를 다음처럼 해석해 보면 어떨지 모르겠다. 충격량은 가해진 힘의 크기와 접촉 시간의 곱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큰 힘으로 짧은 시간 동안 접촉하여 가격할 때의 충격량은 작은 힘으로 긴 시간 동안 접촉하여 가격할 때의 충격량보다 작을 수도 있는 것이다. 역으로 보면 상대가 일정한 충격량으로 공격할 때 접촉 시간을 길게 하면 힘이 약화되어 공격을 쉽게 방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일정한 길이의 줄로 최대의 면적을 만드는 방법은 원을 구성하는 것이다. 기공 수련에서 원을 그리는 동작이 많은 것은 최대의 공기 즉 기를 받아들이고자 하는데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상과 같이 나름대로 태극권을 분석해 보았는데, 만족하지 못하신 분은 본인의 무지 때문이라고 여기고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 태극권과의 인연 못지 않게, 항상 넉넉한 마음으로 정확하게 지도해 주시는 진종백 관장님과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같이 땀 흘리며 수련의 즐거움을 나누는 관원 여러분과의 인연도 소중하게 생각한다. 인연 있는 모든 분들의 행운을 바라며 졸필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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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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